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경찰서에 구금된 남성이 성난 군중에 집단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돈(DAWN)과 AP통신 등은 전날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경찰이 와리스라는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리스는 이슬람 경전 쿠란에 자신과 아내, 칼 등의 사진을 붙였다가 신성모독 혐의가 적용됐고, 그는 앞서 2019년에도 신성모독으로 수감 생활하다 지난해 석방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군중 수백 명이 경찰서를 습격해 구금돼 있던 와리스를 강제로 끌고 나와 집단 폭행하고 그를 불태우려 했다고 AP는 전했다.
다행히 경찰의 지원 병력 요청으로, 군중들 속에서 와리스를 구출했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왜 경찰이 폭력적인 폭도들을 제대로 막지 않았나. 법치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구금 중인 피의자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경찰관들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은 사형 선고도 가능한 중대 범죄지만, 주민들은 신성모독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유죄 판결을 받기도 전에 집단 구타하거나 산채로 불태워 죽이기도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74년 이후 89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사망했고, 2021년 12월에는 스포츠용품 공장 관리자인 한 스리랑카인이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의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훼손하자 흥분한 공장 근로자와 지역 주민이 이 관리자를 집단 폭행한 뒤 불태워 살해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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